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 “워크웨어·스포츠 IP로 몸집 키운다”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 “워크웨어·스포츠 IP로 몸집 키운다”
  • 정정숙 기자 / jjs@ktnews.com
  • 승인 2024.03.2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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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블루오션 개척 “형지엘리트, 1조 넘어선 日 워크맨에 버금가는 기업되겠다”
유니폼 시초 ‘윌비’로 세계관 담고 고품질·합리적 가격으로 승부수
형지엘리트의 ‘윌비’ 리빌딩은 10여년전 최준호 팀장(현 패션그룹형지 최준호 부회장, 사진 오른쪽)과 정석원 차장(현 본부장)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사진=정정숙 기자
형지엘리트의 ‘윌비’ 리빌딩은 10여년전 최준호 팀장(현 패션그룹형지 최준호 부회장, 사진 오른쪽)과 정석원 차장(현 본부장)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사진=정정숙 기자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이 기존에 없던 여성 어덜트 캐주얼 시장을 개척하며 여성복에서 신기원을 열었다면, 최준호 부회장은 형지엘리트를 통해 워크웨어와 지적재산권(IP) 기반 스포츠상품 사업 분야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형지엘리트의 가파른 성장을 위한 현장 경영 행보를 펼치고 있다. 2세 경영의 성공적 출발이 형지엘리트에서 시작된 것이다. 올해 패션그룹형지의 전체 사업도 수익이 나면서 오너 2세로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돼 기대를 모은다.

3월 인천 형지글로벌패션복합센터에서 만난 최준호 부회장은 “형지엘리트를 일본 자스닥 시총 1위에 오르며,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린 워크웨어 기업 ‘위크맨(Workman)’에 버금가는 회사로 키우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최 부회장의 자신감은 현장 경험에서 나온다. 블루오션 개척 행보는 2015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워크웨어와 스포츠 상품화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본사에 TF팀을 구성하고 직접 현장을 뛰어다녔다.

당시 본사에서조차 워크웨어로 큰 수익성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는 기획, 영업, 디자인 등 모든 과정을 총지휘했고 제품 생산에 패션그룹형지 DNA를 심었다. 부친인 최병오 회장이 늘 강조하는 “합리적인 가격과 좋은 품질로 고객에게 더 좋은 옷으로 보답하자”는 목표로 전국 공구상 등 워크웨어가 필요한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영업을 했다.

그 결과 2017년 리빌딩에 성공한 윌비(WELL BE)가 형지엘리트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형지엘리트는 작년 제23기 반기(2023년 7월1~12월31일)의 개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3% 오른 58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이전 분기에 이어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유니폼 주력인 형지엘리트가 워크웨어까지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학생복과 스포츠 상품 및 워크웨어는 결국 특정 목적을 위한 옷이다. 큰 범주의 유니폼에 속한다. 이 사업은 그룹 전계열사를 통틀어 형지엘리트가 가장 잘하는 범주다. 유니폼 업력은 1970년대 제일합섬 시절부터 시작됐다. 지금도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포스코 등 B2B(기업간거래) 비즈니스를 주력으로 하고 있어 그 노하우가 뛰어나다.  
국내 시장에서 유니폼 브랜드 시초는 ‘윌비’다. 패션그룹형지가 2013년 학생복 에리트베이직을 인수했다. 윌비는 제일합섬에 속해 있던 에리트베이직이 1970년 런칭한 국내 최초의 기성 유니폼 브랜드였지만, 시장에서 이름을 크게 알리지 못했다. 
10년 전부터 워크웨어 시장이 눈에 들어왔다. 구매생산 부문에서 실무를 담당할 2010년대 초반에 한국과 일본을 자주 오갔다. 일본에서 라이프스타일과 결합한 워크웨어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을 보고 한국도 워크웨어가 블루오션임을 직감했다.”
일본의 작업복 전문 기업 워크맨은 2019년 일본 자스닥(JASDAQ)에서 시총 1위(매출 1조원 이상)를 기록했다. 건축 현장 종사자 등에서 시작해 캐주얼한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까지 확장해 성장했다. 2020년 워크웨어 전문 브랜드 워크맨플러스가 85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며 유니클로 매장수를 앞질러 주목받았다.

-한국과 일본 시장은 차이가 있다. 
“한국은 일본 유니폼 시장에 비해 단체 구매가 많다. 총무팀이 구매해 작업자들이 입는다. 그 때문에 가격에 더 민감하고 유행 반응이 느린 편이다. 유니폼 및 워크웨어 시장은 자격 저항이 심할 수 밖에 없다. 현재 한국에서도 워크웨어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점점 시장이 확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소비 트렌드가 달라졌다. 온라인 시장 확대 등으로 물건을 파는 개인사업자가 많이 늘었다. MZ세대인 개인사업자들은 1~2만원 더 비싼 유니폼이 유니크하고 활동성이 좋으면 산다. 형지엘리트가 워크웨어를 B2C까지 확장하는 이유다.”

-한국시장을 겨냥해 무엇이 달라졌나.
“윌비워크웨어 인큐베이팅에 6년 이상 공을 들였다. 가장 집중적으로 공략한 부분은 디자인과 함께 기능성을 중시한 활동성이다. 절개 패턴으로 작업을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프리미엄 소재를 사용해 품질을 높이고 있다. 현장에서 뿐만 아니라 회사 내부 평상복으로 입을 수 있다. 
가격은 한국 시장에 맞춰 저가와 고가로 이원화 전략을 펼친다. 단체와 개별 주문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옷의 기능과 의미에 집중해 가격과 기능성으로 승부를 볼 것이다. 프리미엄 워크웨어라고 해도 많이 비싸지는 않다. 최병오 회장의 경영 철학에 맞게 ‘좋은 가격과 좋은 품질 상품’을 고객에게 드리고자 한다. 윌비워크웨어는 이미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알려졌다. 한국도 갈수록 날씨 변화 폭이 크다. 장기적으로 작업복에서 더 나아가 캐주얼 라이프스타일 의류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올해 ‘미래의 도전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윌비(WELL BE)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B2B에서 B2C까지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내부 조직을 윌비플레이팀과 윌비워크웨어팀으로 세분화했다.” 

-스포츠 사업에서는 축구 명문구단 FC바르셀로나 공식 파트너사가 됐다. 
“스포츠 브랜드 ‘윌비플레이(WILLBE PLAY)’를 내세워 스포츠상품화 사업까지 넓혔다. 그 성과가 코로나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광폭 행보를 이어간다. IP 기반 스포츠상품 사업도 SSG랜더스를 시작으로 한화이글스,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 및  FC바르셀로나까지 확대되고 있다. FC바르셀로나의 선수가 입는 유니폼을 제외한 스포츠 상품 및 굿즈 파트너사가 형지엘리트다. 올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날 인터뷰에는 2017년 TF팀에서부터 중추적 역할을 함께 하고 있는 형지엘리트 정석원 본부장이 배석했다. 인터뷰 도중 정 본부장은 “같은 팀원들이 야구 등 스포츠를 좋아해 스포츠 유니폼·굿즈와 워크웨어를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형지엘리트는 직원들이 우연한 계기에 취미를 공유하면서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즐기면서 일을 하자 신사업이 당초 계획 대비 2배 이상 매출을 올렸다. 초기에는 관련 회사들과 공구상 등이 문전박대를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업계에서 먼저 연락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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