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수정의 밀라노 스토리 (14)] 코로나19로 온라인 활용 늘고 지역사회 소비 증가
[차수정의 밀라노 스토리 (14)] 코로나19로 온라인 활용 늘고 지역사회 소비 증가
  • 편집부 / ktnews@ktnews.com
  • 승인 2020.06.1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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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를 포함한 세계의 패션 홀세일 시장은 7월경부터 SS 2021 남성복과 여성복 컬렉션을 함께 판매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한바 있다. 이같은 사실은 거의 모든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 사이트와 멀티브랜드 쇼룸 공식사이트에 이미 업로드 된 상태로 다가올 9월에 있을 오프라인 판매에 앞서 온라인으로나마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프로그램으로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온라인 쇼핑이나 구매 선호도를 조사한 많은 자료들이 연일 신문이나 SNS를 타면서 변화하고 있는 새로운 삶의 패턴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 이렇게 사회 여러 방면에서 나타나고 있는 작은 변화들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과 나아가 앞으로 다가올 소비패턴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점에서 패션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특히 요즘 많은 트렌드 분석가들은 지금 전세계에 걸친 팬데믹 현상으로 인해 다수의 사람들이 겪고 있는 심리 상태가 패션시장을 비롯한 일반적인 소비 형태를 어떤 방향으로 변화시킬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제 상황은 정상적인 리듬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개개인의 생활패턴은 아직 이전의 모습을 완벽히 되찾았다고 볼 수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코로나19의 피해가 극심했던 이탈리아 북부지역 사람들은 코로나에 감염되거나 불행히 목숨을 잃은 사람을 지인으로 두는 경우가 흔하다.

코로나 사태가 지난 2월경 이탈리아 북부에서 빠른 속도로 퍼지기 시작하면서 사회 전반에 팽배해진 위기감은 많은 혼란스러운 사태를 초래한 것이다. 사람들은 연일 뉴스나 신문에서 보도하는 놀라운 소식들을 접하고 식료품 사재기나 초기 대응에 실패한 무능력한 정부 모습을 보며 불안감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그중 전국을 폐쇄한 록다운은 전염병이 더 심하게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지만 이로 인해 이탈리아 국민들은 자신이나 가족이 감염될 수 있다는 공포와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심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4월초까지 매일 확진자와 사망자수를 발표하는 저녁 시간 경에는 집안에 갇혀 있는 시민들이 더욱 초조한 분위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렇게 이어져오던 록다운이 5월경에 풀림에 따라 밀라노 등 이탈리아 곳곳에서는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 2개월간 격리 조치는 그들의 일상을 두가지 유형으로 뚜렷하게 나누어 놓았다.

눈에 쉽게 띄는 첫번째 유형은 무조건 집 밖으로 나가려는 외출형 스타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갇혀 있는 듯한 감정이나 그 동안의 자가고립형 생활습관을 하루 빨리 떨쳐내고 싶은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빠르게 유흥시설이 집중해 있는 지역으로 몰려들었다. 이런 유형의 시민들은 빠른 속도로 그 동안 억제돼 있던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되찾았고 소비패턴도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렇게 외출만을 기다려온 첫번째 유형의 시민들에 비해 외출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벌써 3~4개월째 진행중인 팬데믹 상태에서 코로나19가 초래한 육체적 질병을 넘어 많은 사람들의 심리를 움츠러들게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한 조사에서 500여건의 사례를 수집 분석한 결과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하향곡선을 그리는 한편, 정신적 심리적 고통을 나타내는 곡선은 높아지고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이런 현상은 그동안 숨어 있던 스트레스, 불면증 및 우울증 등의 외상후 증상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에서 취한 극단적인 록다운 조치로 인해 집안에 머물던 사람들은 생필품이나 의료품 구입 등 기본적 목적의 외출 외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각자의 가정에 머물면서 외출보다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공간이 더 안전하다는 믿음에 의존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부분 이런 유형의 시민들은 록다운이 끝난 뒤에도 외출을 최소화하고 식당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최대한 삼가고 있다. 외출을 기피하는 사람들 중에는 특히 노년층이나 1인 가정 시민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정부나 시 당국은 전염병 위기를 극복한 후 취약층과 사회적으로 격리됐던 시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이한 점은 록다운 기간 동안 스마트 워킹의 일환으로 늘어났던 재택 근무자들의 노동시간이 예상외로 길어지면서 이들이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런 여러가지 생활패턴으로 인해 록다운 기간 동안 상향곡선을 그려온 온라인 구매는 지속되고 있다.

주거지역에서 가까운 곳에서의 소비 생활이 더욱 활동적인 것도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시내의 대형 서점을 이용하던 사람들은 작지만 가까이 있는 동네 서점을 선호하고 있다.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면 아직은 미미하지만 다양한 변화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직 코로나19가 줄어들 기세를 보이지 않은 채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동안 팬데믹 그 이후의 사회를 분석하는 자료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그 사이 수많은 이탈리아의 패션관련 산업체들은 가까운 미래를 걱정하고 있지만 동시에 가능한한 먼 장래를 계획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시작했다. 지금 변화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이 세계 패션 산업체에 끼칠 영향은 아주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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