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섬유신문

시작페이지로
시작페이지로

2018년 06월 19일 (화)

데일리뉴스

전체뉴스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

    전체뉴스보기
    HOME   l 오피니언   l 칼럼

    [한섬칼럼] 정부는 국내 섬유산업 시국의 엄중함을 아는가

    • 산업통상자원부 백운규 장관은 7월24일 취임했다. 장관 취임 후 백 장관이 가장 먼저 산업계 현장을 찾은 곳이 바로 섬유패션 분야다. 8월 11일 백운규 장관 주재로 열린 ‘섬유업계 상생협력 간담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백 장관처럼 역대 산업부 장관은 국내 섬유패션업계를 대함에 소홀함이 없었다. 대부분 장관은 취임 후 산업현장을 찾는 스케줄에 항상 섬유패션기업 방문 일정을 포함시켰다.


      전임 주형환 장관은 2016년 1월 취임하고 같은 달 패션그룹형지 본사에서 단체장을 포함한 업계 주요 기업 CEO와 간담회를 가졌다. 윤상직 국회의원 역시 산업부 장·차관 당시 우리 업계가 기억하는 대표적인 親섬유패션 관료였다. 역대 산업부 장관들은 간담회를 통해 기업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섬유패션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나 백운규 장관이 주재한 8월 간담회는 이전과 형식은 유사하지만 내용은 사뭇 달랐다. 이날 회의에서는 사측에서 참석한 5곳 중 김준 경방 회장, 조규옥 전방 회장이 눈에 띈다. 바로 얼마 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애로를 토로하고 생산설비를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섰던 당사자들이다. 당연 참석대상자였던 섬유패션 단체장은 한 명도 들어가 있지 않았다. 이날 단체 관계자는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정동창 부회장이 유일했다.


      산업부는 당일 오후 4시 간담회를 열고 행사가 끝나자 마자 보도자료부터 배포했다. ‘섬유업계 노사가 같이 섬유산업 재도약을 다짐’이라는 제목으로 섬유업계 애로사항이 파악됐다는 내용을 담았다.


      사실 이날 파악된 애로사항을 논의하고 의견을 들어야 할 대상은 업·미들·다운스트림 관련 단체들이어야 했다. 유일한 단체 관계자였던 정동창 섬산련 부회장은 5월 31일자로 선임된 사람이다. 지식경제부 미래생활섬유과장 출신이긴 하지만 바로 이전에는 에너지 기업에서 일했던 인사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 8월 간담회 개최
      단체장은 한 명도 초대하지 않은 채
      최저임금 문제 지적한 당사자들 만나
      당장 기업 팔 비틀기 등 비판 여론 비등
      현 상황 제대로 보고 현안 논의해야


      이날 백 장관은 우리 섬유업계가 처한 상황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는 취지로 많은 말을 남겼다. 그러나 기자들이 주목한 부분은 가장 말미의 한 줄짜리 문장이다. “국내공장 폐쇄, 국내공장의 해외 이전 등 국내 생산기반을 축소하는 것을 자제하고, 정부와 같이 국내에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당부 말씀이다.


      이날 대부분 언론은 거의 한 곳 예외 없이 ‘섬유 공장 해외 이전 자제해 달라’를 헤드로 뽑았다. 날고 기는 편집기자들이 이렇게 천편일률적으로 유사한 제목을 달아 기사를 송출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날 간담회의 본 뜻이 다른 곳에 있다는 사실이 간파됐다는 뜻이다.


      백 장관이 지적했듯 국내 섬유업계는 중국, 인도 등 개도국의 급속한 추격과 글로벌 섬유 수요 둔화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ICT 기술 융합으로 새로운 먹거리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생산성 향상 및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매진해야 하는 임무는 당연한 과제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주요 단체장들을 제외하고 급하게 논란의 중심에 선 기업인들을 모아 간담회라는 이름을 붙여 대화를 나눴다면 의도가 어찌됐든 좋은 평가를 얻기 어렵다. 더구나 장관 취임 후 가진 첫 번째 對업계와 대화의 자리 아닌가.


      업계에서 정부가 기업 팔을 비틀고 목을 죄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한 주요 단체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금 섬유산업이 위기 상황인데 한 명의 단체장도 없이 면방 기업들만 불러 간담회를 열었다면 그 이야기가 곧이곧대로 들리겠느냐”며 난색을 표명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성기학 회장은 평소에 우리 섬유산업의 해외 영토 확장이 중요하다는 의지를 종종 밝혀왔다. 한국을 벗어나 세계 섬유패션 시장을 좌우하는 글로벌 기업의 공급체인망에서 우리 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 한 단계 더 도약하자는 뜻이다. 이것이 국내 섬유공장의 해외이전만을 뜻하지는 않지만 반대로 공장 해외 이전은 잊고 국내에만 눌러 앉아 있자는 뜻은 더더구나 아니다.


      성 회장은 지난 3년간 역대 그 어느 회장보다 더 많은 해외투자단을 꾸려 파견했다. 미국 NC(노스캐롤라이나) 섬유투자단을 비롯, 인도 방글라데시 베트남 에티오피아 등 동남아에서 아메리카, 나아가 저 멀리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5대양 6대주를 넘나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뜻에 공감하고 있다. 간담회란 이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다. 나와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과 화기애애하게 밥 먹는 자리도 아니고 권위에 눌려 상대방이 하고 싶은 말 한마디 못하는 자리는 간담회라고 이름 붙여서는 안 된다.

      한국섬유 페이스북 한국섬유 트위터

    2017-09-01 13:36:33

    정기창기자 kcjung100@ktnews.com

    Copyright ⓒ 한국섬유신문사 (www.kt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