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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섬칼럼] 패션 1세대의 유산, 보존·계승 나서라

    • 언제부턴가 대한민국은 아시아 패션의 트렌드 발신지가 됐다. 유구한 전통복식문화 DNA를 기반으로 서양복식을 받아 들인지 불과 1세기만에 K패션은 아시아를 넘어 종주국인 유럽에 이르기까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선물은 패션 1세대들의 순수와 열정, 헌신의 결과이며 즐기되 발전시키고 계승해야 한다. 그것이 선물을 받은 우리들의 사명이고 역할이다.


      지난 21일 대한민국 패션계는 모델계의 대부이자 패션문화발전에 평생을 헌신해 온 이재연회장을 다른 세상으로 떠나 보내며 故 최경자 선생과 앙드레 김, 박항치 디자이너의 생애와 업적을 다시금 되새김하게 됐다. 1세기 패션의 역사만큼 이제는 그 유산을 보존하고 계승,발전시키는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해 볼 때인 것이다.


      척박한 불모지에 씨앗을 뿌리고 햇볕 좋았던 시절, 밤 낮 없이 숨가쁘게 달려 도착한 오늘,과거는 추억이 아니라 재조명해야 하는 결과물이자 연구자산이 돼야 한다.


      최경자 선생은 한국패션 100년의 역사 그 자체이며 대한민국을 빛낸 수많은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대모였으며 디자이너 앙드레 김은 세계 곳곳에 한국패션의 위상을 심은 민간 외교의 선봉장이었다. 개인의 부와 명예보다는 패션인으로서의 자존감, 사명감으로 한국패션의 격을 높인 공로자였다. ‘옥동’ 박항치는 쓴소리를 마다않는 고집스런 패기의 선배디자이너로서 한국의 정통 연극무대마다 정확한 시대적 고증과 극의 흐름에 적중하는 무대의상으로 연극문화발전에 큰 힘을 보탰다.


      어떠한 존경받는 인물도 세월 속에 잠긴다. 세상사는 이치 중에 누구도 피해갈 수 없고 가장 분명한 결론이다. 이들의 삶 자체가 한 세기의 패션역사 그자체이고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인 보존 장치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 


      故 이재연회장은 그가 배출한 모델만도 3000여명에 달하는 모델계의 대부이자 대한민국 패션문화선진화를 위해 한 생을 헌신한 인물이다. 1970년대 모델로 시작해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만들고 엔터테인먼트 뿐만 아니라 패션산업의 코디네이터로서 역할을 담당했다.


      모델계 대부 이재연 회장 별세
      故 최경자·앙드레김·박항치 등
      1세대 패션 아카이브 구축해야
      역사적 가치 귀한 자료들 소멸위기
      전업계 차원 제도적 장치마련 시급


      실로 故 이재연회장은 순수와 열정, 진정성과 미래지향적 사고로 수 많은 패션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었고 생을 변화시켰다. 31회의 코리아베스트드레서 스완어워즈를 진행해 오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의 패션산업에 대해 큰 관심을 갖도록 유도했고 품격을 상승시켰다. 매년 연말 패션계를 결산하고 자축하는 최대의 행사로 패션인들을 집결시키는, 실로 개인으로서는 엄청난 열정을 쏟아부어 온 행사를 진행해 온 것이다.

       
      그는 SNS를 통해 과거의 추억들을 반추하는 사진들을 올리곤 했는데 그 속에는 기억속에 가물거리는 당대 최고의 모델들과 현존하는 최고 디자이너들의 오래전 컬렉션, 지금은 백발이 성성한 원로들의 젊은날의 모습들이 담겨있었다.


      본지의 창간 30주년에 기자는 이재연 회장을 통해 30년의 패션역사현장이 담긴 사진을 입수해 특집기사로 게재했다. 그 어떤 패션인보다 많은 사진들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고 그 현장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몇 안되는 전문가가 이재연회장이었다. 안타깝게도 체계적인 데이터로 축적해 두지 않은 상태였고 개인이 정리하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을 느꼈다. 개인의 역사이전에 패션산업 발전의 과정이었다.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의상은 일부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 보관중이다. 앙드레 김은 매년 의상을 유니세프에 기증, 바자회를 통해 기금마련에 힘을 보탰다. 사후 유니세프가 보관중이었던 의상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했고 박물관측이 일부를 매입방식으로 기금을 전달하는 과정을 밟았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박항치 디자이너의 소장품들과 무대의상에 대한 연구자료 등은 안타깝게도 향방을 알 수 없는 상태다.


      현재도 고인들의 업적은 산발적이고 체계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보관되거나 소멸중이다. 개인이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이겠으나 이제는 패션계가 1세대의 찬란한 유산들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막중한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 패션박물관이든 어떤 방식이든 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역사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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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8-25 13:55:22

    이영희기자 yhlee@k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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